4억 이상 고액부채농 급증
고령화에 후계인력도 없어
환경 규제까지 갈수록 심각

 

낙농가들의 경영악화가 장기화되면서 4억 이상의 고액부채 보유 농가 비율이 치솟고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 낙농정책연구소가 진행한 경영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3년 농가 호당 평균 부채액은 6억 8100만 원으로 2022년 대비 9500만 원(33%p) 증가한 가운데 특히 4억 이상 고액부채비율은 약 76.0%로, 2022년 대비 26.5%p 증가했다.

부채 발생원인으로는 ①시설투자(33.5%), ②사료구입(24.9%), ③쿼터매입(19.0%) 순으로 나타났다. 시설투자 내용은, 축사 개보수 20.6%, 착유시설 20.0%, 분뇨처리시설 14.8%, 세척수 처리 10.6% 등으로 나타나, 생산성 향상 및 축산환경문제 개선을 위한 투자가 많았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후계인력 부족과 고령화로 인해 낙농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후계자 유무와 향후 육성계획에 관한 설문결과 32.9%만이 후계자가 있다고 답했으며, 후계자도 없고 육성계획도 없는 농가가 절반수준인 44.9%인 것으로 드러났다.

2023년 현재 경영주의 연령분포는 40대(18.5%), 50대(21.2%), 60대(44.0%), 70대 이상(8.8%)으로 나타났다. 20∼40대 경영주 비율은 25.9%로 전년대비 1.6%p 감소했으며, 50~70대 경영주의 비율은 74%로 전년대비 1.1%p 증가했다. 

농가의 부수익인 수송아지 가격 하락에 따른 적체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유떼기의 평균 판매가격은 마리당 3만4000원으로, 2022년보다 1만4000원 낮아졌다. 연구소는 이 같은 수송아지가격의 하락은 2022년부터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한 사료비 급등과 소비위축으로 인한 육우고기 도매가격 하락으로, 육우농가의 사육의지가 크게 위축되어 젖소 수송아지의 입식을 주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수송아지 초유떼기의 처분방법으로는 판매(75.2%), 자가육성 및 비육(12.9%), 무상공여(9.2%), 기타(2.7%) 순으로, 판매가격 하락으로 인해 여전히 무상공여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경영주들의 목장 경영 애로 사항에서 가장 손꼽히는 것은 ‘부채와 환경문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45.6%는 부채 문제를 첫 번째 순위로 꼽았고 다음으로 환경문제 23.1%, 건강문제 16.8% 순이었다.

이에 따라 예년과 같이 ‘부채’와 ‘환경문제’가 목장경영 압박요인으로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계획의 주된 이유도 부채문제라고 응답한 비율이 16.6%로 전년대비 3.2% 증가했으며 이는 202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온 수치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대부분 비관적이라고 응답했으며 지속가능한 낙농을 위해서는 사료가격 안정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FTA 하에서 필요한 낙농대책으로는 사료값 등 생산비절감대책(54.1%), 전국단위 낙농제도개선(16.5%) 순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정부지원이 가장 필요한 사업으로는 사료가격 안정대책(67.0%), 낙농헬퍼지원(15.3%), 축산환경개선을 위한 지원(7.4%)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료비 급등으로 인한 생산비 저감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재용 소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낙농가 부채 및 후계자 부족, 고령화 문제가 여전히 낙농경영에 심각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라고 지적하며, “시장개방 확대와 럼피스킨 등 가축 질병 확산으로 낙농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증대되고 있는 만큼 사료 가격 안정대책, 근본적인 낙농 제도 개선 등 낙농 육우 기반 유지와 경영안정을 위한 정부의 종합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낙농정책연구소는 2023년 9월 25일부터 12월 29일까지 농협과 낙·축협의 협조를 통해, 전체 낙농가의 약 12%에 해당하는 700호의 표본 농가를 선정해 설문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회수된 표본 중 기재 내용이 부실한 표본을 제외한 489호의 조사결과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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