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업체들 난색 표했지만
현실적으로는 막을 길 없어
전체 작업장 수 소폭 줄어도
업계 포화사태 또 다시 몸살
수도권 집중 살아남기 치열

목차

[상]  도축장 구조조정 어떻게 됐나.

[중]   10년간 어떻게 변화했나.

[하]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도축장 구조조정법에 따라 17개의 도축장이 폐업하고, 7개소가 휴업 또는 폐업을 진행함에 따라 약 24개소의 영업이 중단됐다.

또 구조조정법 발효 이후 제주양돈농협을 시작으로 대전충남양돈농협, 부경양돈농협, 안동봉화축협, 도드람양돈농협 등 대형 패커들이 잇따라 도축장을 신축하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중소규모 도축장 20여개가 폐업한 가운데 이들 물량을 뛰어넘는 신규 도축장이 대거 건립된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신규 도축장 건립이 예고되면서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기존 도축장들은 신규 도축장 건립에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막을 길이 없다. 특히 자체 자본력으로 건립되는 도축장에 대해서는 불가항력이다.

서울경기양돈농협은 경기도 양주시에 도축장 신축을 진행 중이며, 안동봉화축협은 지난해 12월 임시 개장한 축산물 유통센터에 160억 원가량을 추가로 투자해 돼지 도축 시설을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또 수도권 시장이 과열됨에 따라 현재 운영 중인 시설을 신축하고자 하는 의향을 내비친 업장도 나타나고 있다. 

1000억원 가량의 거대 자본을 투자해 신축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지만, 현재 노후화된 설비로 거대도축장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축산식품 전문기업인 하림이 지속해서 경기도 안성시에 종합축산물유통센터 건립을 추진한다고 알려지면서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여러 지역축협이 직접 도축장을 짓거나 컨소시엄 형태의 도축장 건립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기존 도축장이 증·개축하거나, 통합도축장의 건립, 신축 등으로 전체 작업장수는 소폭 줄어들었지만, 결국엔 71개의 도축장이 영업 중인 현재 또다시 도축업계는 포화상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과거, 가동능력 저하로 인한 경영 악화 등으로 산업의 유지가 어려워 자구노력을 기울인 도축업계, 10년이 지난 현재 또다시 과거가 재현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과거 너무나 어려워서 제 살을 깎는 구조조정을 시행했지만, 결국엔 대형도축장이 설 자리만 만들어준 꼴이 됐다”라면서 “중소도축장들이 어려운 상황속에서 거출한 자금의 효과가 결국엔 목에 칼을 겨눈 결과를 가져왔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체가운데 절반의 작업장만 남아도 운영이 충분한 상황”이라면서 “절대 앞으로도 물량은 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중소도축장들이 무너지는 일만 남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도축업계에서는 지속해서 구조조정법 부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일부의 메아리일뿐 전체의 공감을 얻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정적인 경영이 이뤄지는 대형도축장들이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주요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와 관련 관계자는 “중소도축장이 집중되어있는 지역에서는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현재 상황에서도 큰 문제가 없으므로 의견이 모이지 않고 있다”라면서 “전체 도축장 수에 조정이 필요하다는데는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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