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매수인·중계업체 계약 체결 찬반 팽팽

 

뉴질랜드산 염소와 유산양이 국내에 수입될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수입 품종은 염소 보어종과 유산양 자넨종 등 약 700두 규모로, 전량 혈통서를 보유한 개체만 들어올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매도자인 김운혁 하늘목장 대표(한국흑염소협회장)와 매수인인 희망농가, 지급보증인인 수입 중개업체 등 3자간 계약이 지난달 24일 체결됐기 때문.

이번 계약체결에 따라 수입 중개업체는 오는 12~1월 뉴질랜드 현지에서 대상축을 수집하고 1~2월 수출검사 및 검역 과정을 거쳐 3월중 선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수입된 염소와 유산양의 인도시기는 계류기간 등을 고려해 늦어도 4월 중순을 넘기지 않을 것이며, 가격은 마리당 약 200만원 수준이 될 것이란게 김운혁 대표의 설명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며 염소업계의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수입 측은 국내 염소의 근친교배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에 개량을 위해 수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뉴질랜드산 염소 수입이 국내산 염소가격 하락 등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커 이를 막아야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개량 위해 수입 필요하다

먼저 찬성 측 입장은 국내 염소의 개량과 염소고기 대중화를 위해 종축을 들여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20년 가까이 염소 수입이 중단된 까닭에 국내 염소의 근친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

염소의 면역력이 낮아져 질병에 취약할 뿐 아니라 고기에서 냄새가 많이 나기 때문에 우수 종축을 도입해 개량을 꾀해야 한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증체량과 산유량이 월등해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수입 이유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국내 염소의 월 평균 증체량은 약 3kg, 유산양의 일 평균 산유량은 2kg 수준인 반면, 뉴질랜드산 보어종과 자넨종에 농후사료 급여 등 적정한 사양관리가 뒷받침된다면 최소 월 8kg 이상의 증체와 일일 5kg 이상의 산양유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한 개량을 통해 단가를 낮춰 국산 염소고기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현재 유통되는 염소고기의 70% 이상이 수입산인 현실을 감안할 때, 개량을 통해 ‘빨리’‘크게’ 키운다면 생산원가가 낮아져 국산 염소고기가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현재 염소고기 문화는 약에서 탕으로, 탕에서 구이문화로 전환되고 있다”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염소고기 가격을 낮춰 대중화를 꾀한다면 결국 소비 증가로 이어져 염소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수입하면 염소값 폭락한다

반면 반대 측은 뉴질랜드산 염소 수입이 국내 흑염소 가격폭락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입장이다.

2000년대 염소 수입 이후 염소값이 폭락해 폐업이 급증했던 전례가 있다는 것.

특히 최근 염소시장은 생산비 이하의 가격이 지속되는 등 최악의 불황이기 때문에, 뉴질랜드산 생축 염소가 수입될 경우 국내 염소산업이 벼랑 끝까지 몰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종축개량’이란 수입 목적도 문제 삼았다.

종축개량은 정부단체가 주도 해야지, 민간인이 주도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염소에 대한 품종등록 및 검정기준이 마련돼있지 않은 까닭에 종축으로 인정될 수 없다는게 그 이유다.

아울러 개량이 수입의 목적이라면 업계에 부작용이 우려되는 생축 대신, 검정을 통해 능력이 인정된 종모의 정액이나 수정란을 수입하는게 옳다고 덧붙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번 수입이 물꼬가 트이게 되면 대기업에 염소시장 진입의 빌미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염소 수입이 국내 염소시장을 교란시킬 우려가 높아 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해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