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교감·어린이 위주 체험…승마사업 도전

 

생활스포츠로 승마가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생활스포츠인 축구나 야구, 골프 등이 단순 운동과 친목을 위한 스포츠라면 승마는 살아있는 동물과 교감을 나누며 함께 운동을 한다는 매력이 있다. 이는 승마를 즐겨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가져볼 수 없는 특별하고 매혹적인 경험이다.

특히 일반 농촌체험이 어린이 위주의 체험이라고 한다면, 승마는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체험스포츠다.

이 같은 승마사업에 젊은 패기로 도전장을 내민 이가 있다. 용인포니승마클럽 최태훈 대표(31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동물 사랑으로 시작된 승마사업

 

최태훈 대표가 말을 키우게 된 것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특히 여기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려보면 아버지께서 목장을 운영하시면서 여러 동물을 키우셨어요. 소년 시절부터 돼지, 염소, 사슴과 같은 귀여운 동물을 보면서 자란 덕에 동물과 함께 하는 것에 익숙했고 유달리 동물을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커서 동물과 함께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어릴 적부터 품었던 것 같아요.”

최 대표는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스키)하던 시절 교양과목으로 승마를 처음 접하고 난 후 승마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나아가 말을 생산하고 조련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 최 대표는 아내인 박선영 기획실장(31세)을 만나게 됐고 승마클럽 운영이라는 그의 꿈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연애 도중 최 대표가 박 실장에게 “말을 구입해 키워보겠다”는 결단을 내비친 것. 이 말을 들은 박 실장은 황당하기도 했지만 최 대표의 열정적인 모습에 한편으로는 내심 기대감도 컸다. 이후 박 실장은 사업 기획을 같이하며 최 대표에게 힘을 보탰다. 두 사람은 일반인들이 편하고 쉽게 승마를 접할 방안을 고민한 결과 남녀노소 누구나가 쉽게 탈 수 있는 ‘포니’2마리를 구입했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찾아가는 승마 체험’이다. 이 후 찾아가는 승마 체험이 큰 인기를 끌면서 사업은 확장세를 이어갔다. 2014년 5월 5일에는 어린이날을 기념해 ‘용인포니승마클럽’이 정식으로 개장했다. 또한 같은 해 최 대표와 박 실장은 백년가약을 맺었다. 현재는 슬하에 아들 승민(4) 군을 두고 있다.

“기획실장으로서 사업의 전반적인 운영을 도와주고 있는 와이프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입니다. 부부가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사업을 해오다 보니 환상의 호흡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와이프의 내조가 없었다면 지금의 포니승마클럽은 없었을 거에요.”

 

말 산업은 농촌의 ‘블루오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평창로 154번길 17)에 자리한 용인포니승마클럽은 약 5000㎡ 부지에 마사, 운동장, 원형마장, 방목장, 교육장, 기타시설 등이 들어서 있다. 작은 말인 ‘포니’를 컨셉으로 승마체험과 농촌체험, 승마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어른들에게는 소중한 추억을 남겨주는 장소다.

최태훈 대표에 따르면 2마리의 말로 시작해 3년 만에 25마리를 보유하게 됐다. 1년에 생산 및 거래하는 말의 수도 20마리에 이른다. 또한 9년 경력의 승마코치 1명과 마필관리사 1명의 직원을 두고 최 대표와 박 실장 부부가 운영을 해 오고 있다. 현재 회원수도 200여 명에 이른다.

두 사람의 연 수익은 각각 대기업 부장급 연봉 수준. 31살이라는 나이를 감안하면 주위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승마장의 매출이 그리 많지는 않아요. 그러나 일반 회사에 다니는 또래 친구들보단 서너 배 이상 수익을 올리는 것 같습니다. 수익을 떠나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없고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다 승마로 운동을 하며 심신을 단련할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해요.”

최 대표는 수익적인 측면보다는 아이들이 승마를 통해 꿈을 찾아가는 것을 보면 더욱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대표는 승마를 통해 인생이 뒤바뀐 한 학생을 일례로 들었다. 게임에 중독돼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했던 중학생인 A군은 말과 함께 운동을 하면서 승마선수의 꿈을 품게 됐다. 그러다 말 전문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 A군은 훈련 후 처음 출전한 승마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말에게 마음을 열고 열정을 보이던 A군의 눈빛을 똑똑히 기억해요. A군이 승마를 진로로 설정하고 노력해 승마 대회 우승을 했던 그 당시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뭉클합니다.”

최근 몇 년간 열린 유소년승마대회에서도 포니승마클럽 소속의 학생들은 우수한 성적을 일궜다.

올해 8월 열린 영천국제유소년승마대회에는 7명이 출전해 1등은 물론 모든 학생이 입상하는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용인포니승마클럽은 좋은 말을 분양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말의 고장 제주도에서도 찾아와 말을 구입해 가기도 한다.

 

말 산업 성공 모델로 우뚝 설 것

 

지금까지 승마클럽을 운영 해오면서 어려웠던 점도 많았다. 말은 생물이다 보니 어린아이들처럼 예고 없는 사고들이 생긴다. 직원의 실수로 말다리가 부러져 안락사를 시키기도 했고, 말들이 싸우는 과정에서 울타리를 넘다 아랫배 가죽이 찢어져 300바늘을 꿰매는 대수술을 했던 사례도 있다.

말이 뛰쳐나가 인근 논·밭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배상을 해주거나 말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사기를 당한 적도 있다.

이런 어려움들은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면서 해소되고 있지만 아직도 말 산업은 각종 규제와 인력난 등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최 대표는 지적했다. 특히 승마는 ‘위험하다’, ‘귀족스포츠다’라는 잘못된 인식에 대한 개선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최 대표는 승마가 더 이상 특정인들만 즐기는 고급스포츠가 아닌 축구나 골프처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스포츠라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데 말 산업 관계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최 대표는 이어 유럽의 말 문화를 롤 모델로 삼고 있다고 했다. “유럽은 2km마다 포니클럽이 위치해 있어 남녀노소가 승마를 즐깁니다. 안전하게 잘 순치된 말들을 생산해 전국에 포니클럽 체인이 자리 잡도록 하는 게 꿈이에요.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승마 문화를 전파하고, 농촌의 소득을 증대시키는 말 산업의 성공 모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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