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 수 애그스카우터 대표<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7월 중 후반 미국 중서부 지역 날씨가 시장에서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곡물 가격은 저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폭염과 건조한 날씨로 인해 농작물의 피해 우려가 컸으나 비가 내리고 기온이 내려가는 등 작황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됐다.

약세 우위의 시장 속에서 기상의 불확실성과 주요 곡물의 생육 상태 악화, 저가 매수세 유입 증가 등 시장의 불안정성이 곡물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간간히 옥수수 및 대두 가격을 끌어올렸다.

미국 농무부 주간 생육 현황을 살펴보면 옥수수의 경우 수염이 나오고 알곡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대두는 개화를 거쳐 꼬투리가 형성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작년보다는 생육 속도가 뒤처진 상황이나 최근 5년 평균 수준에는 도달해 생육 속도는 나쁘지 않으나 생육 상태는 그다지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파종이 일찍 시작된 남부 지방에서는 수확이 시작됐으며 예년보다 양호한 수확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봄밀의 경우 최근 소맥 품질 위원회는 봄밀 주산지인 노스다코타 지역에 대한 품질 조사를 실시했으며 단위당 수확량이 에이커당 38.1 부셸로 작년의 45.4 부셸보다 상당히 떨어진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 농무부 생육 현황 보고에서도 봄밀 생육 상태가 계속해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최근까지 봄밀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가뭄 위험에 따른 가격 프리미엄이 시장에 기 반영된 것으로 보아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세가 증가하고 북부 대평원 일대 비 예보로 생육 상태가 개선되는 등 약세 요인이 봄밀 가격을 다시 끌어내렸다. 미국의 기상 악화에 따른 봄밀 생산량 저조에도 불구하고 세계 공급량 확대 전망은 밀 가격의 상승을 제어하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의 변화가 곡물 가격의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8월 10일 미국 농무부의 수급 전망 보고서 발표에 쏠리고 있다. 최근의 기상 상황 호전으로 인해 전월 대비 미국의 곡물 생산 전망은 한층 밝아진 가운데 미국 농무부가 어느 정도 수급 자료를 조정하느냐에 따라 곡물 가격은 큰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적으로는 국제유가의 강세, 달러화 약세, 에탄올 가격 상승 등이 곡물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함에 따라 수급적인 측면과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원유 산유국들의 감산 이행 소식과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 사우디의 원유 수출 제한 등이 시장에 영향을 미쳐 국제 유가는 상승 흐름을 보였다.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듦에 따라 달러화 가치는 크게 하락했다. 한편 지난 7월 28일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바이오연료 의무사용량 축소 권한에 대해 항소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바이오연료의 공급적인 측면보다는 소비자의 측면을 고려해보았을 때 미국 환경보호청이 바이오연료 의무사용량을 조정할 권한이 없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로 단기적인 수급상의 급격한 변화는 없겠으나 심리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쳐 에탄올을 비롯한 대두유 가격이 상승했다. 향후의 바이오연료 산업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은 주요 원료로 사용되는 옥수수 및 대두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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