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 가파르게 잠식 중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2011년 7월1일 발효된 후 축산물이 쏟아져들었다. 한·EU FTA 이행 6년차 EU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39.4억 달러로 발효 전 평년 대비 84.0%, 5년차 대비 1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축산물의 수입 증가속도가 빨라 EU산 농축산물 수입액 중 축산물 비중은 발효 전 평년 35.7%에서 이행 6년차 41.9%로 치고 올랐다.

특히 축산물 중에서도 돼지고기와 유제품의 성장세는 가파르게 오르며 국내 점유율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5일 발표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한·EU FTA 발효 6년, 농축산물 교역 과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FTA 이행 6년차(2016년 7월~2017년 6월) EU산 돼지고기 수입량은 28만7100t으로 FTA 발효전 평년 대비 106.1% 증가했다. 이에 따라 돼지고기 국내 총 공급량에서 EU산 비중은 발효전보다 5.4%포인트 증가한 18.3%로 높아졌다. 수입가격은 ㎏당 냉동돼지고기가 2432원, 냉장삼겹살이 7795원으로 FTA 미발효를 가정한 수입가격과 비교하면 각각 20.0%, 10.0% 하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U산 유제품 수입도 관세율 인하와 저율관세할당(TRQ) 증량, 수입단가 하락 등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FTA 이행 6년차 유제품 수입량은 13만3100t으로 발효전 평년보다 244.1% 늘었다. 호주와 뉴질랜드 등 주요 유제품 수출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치즈 수입량은 4만5300t으로 775.8% 증가했고, 탈·전지분유는 9300t으로 648.9% 증가했다.

이에 따라 FTA 이행 6년차 EU산 치즈 수입량은 국내 치즈 총공급량의 32.2%로 늘었다. 이는 발효전 평년보다 25.0%포인트 상승한 물량이다. 치즈 수입가격은 ㎏당 5318원으로 FTA 발효 전보다 78.9% 하락했고, 탈·전지분유는 ㎏당 7332원으로 58.0% 값이 떨어졌다.

한·EU FTA 이후 돼지고기 자급률은 67.5%(2007~11년 평균)에서 61.0%(2016년)로 하락했으나 같은기간 돼지고기 생산량은 70만 5000톤에서 88만 톤으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치즈 자급률은 31.8%에서 20.8%로 하락했으나 같은기간 치즈 국내 생산량은 2만 5000톤에서 2만 9000톤으로 증가했다. 국내 축산물 시장이 성장하면서 주요 축산물의 수입과 국내 생산이 동시에 늘어난 것이다.

따라서 농경연은 시장 개방이 확대되는 가운데 축산물 생산이 성장하는 것은 국내 축산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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