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 수 애그스카우터 대표 <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옥수수를 비롯한 대두 가격은 계속해서 하락세를 나타내어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우고 있는 반면 소맥 가격은 고점에서 오름과 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곡물 산지의 기후 변화가 곡물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6월 한 달간 미국의 날씨는 중서부 지역에 비가 잦아 옥수수 및 대두의 생육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반면 봄밀의 경우 주요 산지인 북부 대평원 일대의 고온 건조한 기후 탓에 생육 상태가 나빠졌다. 수확기에 있는 겨울밀 역시 품질 악화 문제로 인해 소맥 가격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최근 유럽집행위원회의 농업조사 보고에서 유럽 지역은 폭염에 시달려 곡물 생산량이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서유럽 내 주요 곡물 생산국인 프랑스의 경우 연밀을 중심으로 한 곡물 생산량 감소가 예상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역시 기상 여건이 좋지 못해 주요 곡물의 생장 상황을 지켜보아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는 등 외부시장 상황은 곡물 가격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주요 원유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이행에도 불구하고 열외 된 리비아와 나이지리아가 원유 생산량을 늘림에 따라 국제유가는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다만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미국 내 원유 재고가 줄어듦에 따라 국제유가는 소폭 상승하는 분위기다.

한편 지난 6월 14일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 올해 안에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줘 달러 시장으로 투기 세력이 몰리면서 곡물 시장의 변동성은 축소됐다.

7월 이후 곡물 시장은 상당한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본다. 본격적인 혹서기를 맞아 곡물의 생장 속도와 생육 상태의 변화가 곡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옥수수의 경우 수분(pollination)이 이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날씨에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대두 역시 개화기를 맞이해 날씨 향방에 따라 생산에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봄밀의 경우 6월과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날씨가 좋지 않을 경우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겨울밀 또한 품질 상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품질 저하로 인해 고품질의 밀 공급 부족사태를 겪게 될 것이다. 주요 밀 생산국인 캐나다와 호주의 경우도 예년 대비 좋지 못한 생산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어 밀 가격의 급등이 우려된다.

다만 세계 밀 수급은 작년 대풍작으로 인한 잉여 재고 증가 덕분에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나 밀 가격의 급등을 제어하고 있어 향후의 수급 상황을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7월 12일 발표될 미국 농무부의 세계 곡물 수급 전망 보고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졌다. 6월 30일자로 발표되는 미국 농무부의 미국 내 곡물 파종 면적과 분기별 곡물 재고 변화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곡물 수급에 상당한 변화를 줘 곡물 가격 흔들기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대외적으로도 달러화 가치 및 국제유가의 변화 역시 곡물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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