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 수 애그스카우터 대표<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미국 시카고 곡물 선물 가격을 기준으로 2월 한 달 간 곡물 가격의 흐름을 살펴보면 초반의 상승세가 중반까지 이어져 옥수수 가격은 작년 7월, 소맥 가격은 작년 8월의 고점까지 올랐다. 대두 가격은 오름세가 제한적이어서 올해 1월 중반 수준에 머물렀다.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면서 중반 이후 곡물 가격은 하락 추세로 전환되어 2월말까지 계속해서 낙폭을 키웠다. 옥수수 및 소맥 가격은 2월 초반의 저점 수준까지 하락했다. 대두 가격은 급격한 하락 흐름을 보여 1월 중반의 저점 수준까지 도달했다.

거시경제 지표상으로는 미국 증시의 상승 흐름이 지속되고 달러화가 조정을 받으며 다소 약세로 돌아섬에 따라 곡물 가격의 하락세는 제한을 받았다. 국제 유가는 원유 산유국들의 감산 이행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산유량 증가로 인해 변동성을 줄였으며 이로 인해 곡물 가격의 상승세는 제한을 받았다.

2월 이후 곡물 가격은 시장 외적 요인보다 내적 요인과의 관계에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남미 시장의 곡물 생산 상황에 대해서는 큰 이슈가 없는 가운데 브라질의 옥수수 및 대두 생산량 증가 전망은 계속해서 곡물 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브라질을 비롯한 아르헨티나 중심의 곡물 공급량 증가로 인해 국제 시장에서 미국을 비롯한 동유럽권 국가들의 수출 부진이 곡물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을 비롯한 북반구 주요 곡물 생산국들의 2017/18 시즌 곡물 파종 및 생산 전망에 대한 관심이 곡물 가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미국의 향후 곡물 수급 변화가 곡물 시장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 2월 24일 ‘농업 전망 포럼’을 개최하여 2017/18 시즌 미국 내 주요 곡물 수급 전망을 발표했다. 옥수수의 경우 파종 면적 감소와 단위당 생산량 감소로 인해 공급량이 감소함에 반해 소비량 및 수출량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 결과 기말 재고는 줄겠으나 예년 대비 여전히 높은 기말 재고량을 유지할 전망이다.

대두의 경우 파종 면적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단위당 생산량 감소로 전체 생산량은 줄겠으나 이월 재고량이 크게 늘어 공급량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착유용 소비량 및 수출량 역시 증가하여 기말 재고량은 작년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소맥의 경우 파종 면적이 크게 줄고 단위당 생산량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어 공급량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량 부진으로 소비량과 수출량 역시 줄겠으며 기말 재고는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내 소맥 수급 불안정 우려에도 불구하고 세계 주요 국가의 공급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어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는 없을 것으로 보았다.

미국 농무부는 이번 포럼을 통해 발표된 자료와 오는 3월 31일 주요 곡물 파종 예상 면적 보고서를 종합해 오는 5월부터 2017/18 시즌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곡물 수급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게 된다.

3월로 접어들면서 곡물 시장은 대내외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따른 대외시장의 변동이 곡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편 미국의 곡물 분기별 재고와 수출 실적 등 주요 수급 관련 보고서들로 인해 가격 변동성은 더 심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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