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 수 애그스카우터 대표 <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2월 초반부터 오름세로 전환된 곡물 가격은 2월 중반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상승세를 유지함에 따라 옥수수 가격은 작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소맥 역시 최근 가격 급등으로 작년 8월 후반 수준까지 상승했다. 반면 대두의 경우 올해 1월 중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 채 횡보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미국 농무부 세계 곡물 수급 전망 보고서가 2월 9일 발표됐으며 이를 기점으로 곡물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옥수수의 경우 시장 예상대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옥수수 소비량이 증가함에 따라 기말 재고량이 줄어들었으며 옥수수 가격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소맥의 경우 인도, 카자흐스탄의 생산량이 급감하고 미국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아르헨티나의 수출량이 늘어나는 등 기말 재고량 감소로 가격이 급등했다. 대두의 경우 미국 내 기말 재고가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는 달리 변동이 없는 것으로 발표됨에 따라 대두 가격은 하락세로 전환됐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대두 산지 기상 이변에 따른 생산량 급감과 소비량 증가에 따른 기말 재고량 감소로 인해 세계 대두 수급 전망은 전월 대비 악화되어 대두 가격의 낙폭을 줄였다.

그밖에 브라질 곡물공급공사인 코나브(CONAB)는 자체 작황 보고에서 1기작 옥수수 수확이 빠르게 진행되고 2기작 옥수수 역시 순조로운 파종이 진행됨에 따라 브라질 전체 옥수수 생산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두 역시 양호한 날씨를 보여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로 인해 옥수수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가 제어되고 대두 가격은 약세 우위의 시장이 형성됐다.

하지만 최근 세계 곡물 시장 상황은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변동성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남아프리카 주요 국가의 옥수수 산지는 조밤나방(armyworm) 확산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어 수급 불균형이 우려된다. 중국의 경우 재고 과잉에 따라 옥수수 수입을 계속해서 제한하는 한편 대두 공급은 부족함에 따라 수입량을 늘리고 있다.

한편 중국 내 고병원성 AI 확산에 따른 피해로 사료용 원료인 옥수수 및 대두박 등의 수요는 줄고 있다. 아르헨티나 곡물 산지의 기상 상황 역시 계속해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위험 요소는 상존한다.

최근 미국 북서부 오리건 주와 워싱턴 주에 눈보라에 이은 눈사태와 폭우 등이 겹치면서 곡물 운송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주요 항만 체선이 극심한 상황까지 전개되어 아시아 국가로의 곡물 수출에 제동이 걸렸다.

대외적으로는 국제 유가가 원유 산유국들의 감산 이행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산유량 증가로 인해 제한을 받아 박스권에서 오르락내리락만 반복하고 있다.

한편 미국 증시는 트럼프의 감세 정책으로 인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달러화 역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곡물 시장 상황은 수급적인 면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관련 시장과의 연관성을 유지하면서 가격 변동성에 힘을 불어 넣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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