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 수 애그스카우터 대표 <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12월 5일부터 9일까지 한 주간의 곡물 가격은 일제히 급격한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주 중후반으로 접어들며 다시 하락해 낙폭을 키웠다. 하지만 9일 미국 농무부 세계 곡물 수급 보고서 발표를 기점으로 주요 곡물 가격은 다시 상승세로 전환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곡물 가격은 등락을 거듭하며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국제 유지작물 및 팜유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이 주요 곡물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거래되는 팜유 선물 가격은 4년래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했으며, 캐나다 캐놀라 선물 및 유럽 유채 선물 가격 역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착유용 대두 및 사료용 대두박 수요 증가는 대두 및 대두박 가격의 상승 요인이 됐다. 또 아르헨티나의 옥수수 및 대두 작황 역시 건조한 날씨로 피해를 입고 있어 곡물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른 곡물 가격 대비 소맥 가격 상승세는 상당히 둔화됐지만, 최근 일부 국가의 생산 감소와 수입 증가로 인해 소맥 가격은 상승 탄력을 받았다. 특히 인도는 2년 연속 가뭄이 들어 공급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수입 관세를 기존 10%에서 영세율로 조정하는 등 적극적인 수입 정책을 펼치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국제 유가 상승과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증시 상승으로 곡물 가격은 상승 압박을 받았다. 국제 유가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로 인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에탄올 가격 동반 상승과 바이오연료 생산 증가 전망은 곡물 가격을 한 단계 더 높였다.

하지만 곡물 가격 상승세는 상당히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 미국 농무부 세계 곡물 수급 전망 보고 결과를 살펴보면 주요 곡물의 수급 관계는 상당히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전망 대비 옥수수의 경우 세계 생산량 및 기말 재고율은 더 늘어났으며 특히 브라질의 생산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대두는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주요 국가의 생산량 및 기말 재고율은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맥은 세계 소비량 및 교역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세계 생산량 증가폭이 더 커 기말 재고는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대외적인 변수가 곡물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대통령 당선인 트럼프는 대선 공략 때부터 화석연료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생산 확대 등을 강조했다. 내달 20일 취임을 앞두고 한 석유업체 회장을 국무장관에 임명했으며 석유 및 가스 등의 개발에 대한 환경 규제에 이의를 제기해 온 인사를 환경보호청(EPA) 청장 자리에 앉혔다. 이에 바이오에너지 사업에 대한 기존의 정책 수정과 향후 사업 축소 가능성 등이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12일부터 16일까지 한 주간의 곡물 시장은 대외 요소의 변동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3일부터 14일 양일간 회의를 거쳐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달러화 가치는 오름에 반해 미국 증시를 비롯한 원자재 및 곡물 가격은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우려했던 아르헨티나의 곡물 생산 상황도 양호한 날씨 전개로 피해 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단기적으로 약세 우위의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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