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착륙 해결할 문제 산적

 

첫걸음을 뗀 한우수출이 과당 경쟁과 냉동육 수출 등으로 속병을 앓고 있다. 이 가운데 수출관련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수출 기준 제도화와 유통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현재까지 포스코대우, 씨엘아이, 축림, 현대그린푸드, 횡성축협. 우전 등 6개 업체가 홍콩에 수출한 물량은 10월 말 기준으로 약 30톤 규모이다. 수출금액으로 환산하면 265만 3000불이다. 국내 소고기 수출업체들은 고급 브랜드육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는 평을 들으며 수출 물량 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체들은 시장 개방이 진행될수록 점차 거세게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러나 각각의 브랜드로 수출에 임하다 보니 한우 브랜드별 과열 경쟁 구도가 심화되고 개중에는 수출물량 확대를 위해 덤핑처리를 하는 경우도 발생해 과당경쟁으로 인한 고급 브랜드 이미지 훼손 우려도 낳고 있다.

또 현지 시장에 대한 소비홍보 보다는 성과위주의 국내 홍보 마케팅으로 오히려 현지 판매 지원에 소홀한 점과 각각의 브랜드 인증으로 인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한다는 문제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한우수출협의회가 컨트롤 타워역할을 맡았지만 강제성 없는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협의체다 보니 강력한 규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 브랜드 앞세운 과당경쟁

지난 7월 횡성한우가 홍콩 행사에서 횡성군 인증 마크가 없는 한우는 횡성한우가 아니라고 언론에 공표한 후 홍콩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현지 횡성한우협동조합의 유통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는 엘리트 사는 공식 항의서한을 통해 오직 횡성축협한우만이 횡성한우라는 메시지를 홍콩시장에 전달함으로써 홍콩 시장에 강한 혼란을 야기해 자신들이 유통하고 있는 횡성한우협동조합의 한우 판매에까지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이러한 악의적 행위들로 인해 엘리트사가 홍콩내 신뢰성과 평판에 큰 상처를 입었다면서 향후 한우 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와 의욕이 크게 꺾였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횡성축협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인해 같은 지역에서 생산하는 한우가 마치 가짜인 것으로 비춰져 소비자들에게 혼선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우수출협의회 관계자는 “국가 브랜드에 앞서는 지역별 홍보가 지속된다면 브랜드별 과열경쟁으로 인한 고급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면서 “공동 브랜드를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 강화에 집중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 냉동 수출도 문제

한 업체가 현재 냉동상태로 수출하는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수시장이 없는 홍콩 육류 유통 시장의 특성상 수입에 의존하다보니 전체 시장의 80% 가량이 냉동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이 업체는 현지 바이어의 요청에 의해 소고기를 냉동상태로 수출하고 있다는 입장이며 현재까지 수출한 물량은 약 2톤가량이다.

그러나 업계는 한우 고급화를 위해서는 냉동 수출은 지양하고 냉장상태의 수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한우수출협의회가 규정한 수출관리 요령에 냉장, 냉동 유통의 구분이 없는데다가 수출시 냉장온도관리가 가능한 컨테어너(RKN,MYX BOX)를 이용해야 한다는 항목만 있어 이를 개선해야 하는 입장이다.

한우수출협의회측은 당초 한우 수출에 있어 냉동 유통은 고려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 이라며 앞으로 보완작업을 거쳐 수출 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국가적 브랜드로 나서야

현재 홍콩, 마카오 등지에서 한우는 최고급 소고기라는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국내 수출관련 전문가들은 한우가 수출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한우가 최고급 소고기라는 국가적 브랜드 이미지를 정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우 수출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지역 브랜드 홍보보다는 국가브랜드에 집중해 명품, 프리미엄 이미지에 맞는 브랜드 스토리와 높은 수준의 홍보활동이 수반 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일본 와규와 견주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는 당초 계획과 같이 엄격한 관리 감독을 통해 고품질의 규격화된 한우만을 수출해야만 시장에 조기 안착할 수 있다.

한우수출협의회는 이 같은 문제점들과 업계의 의견을 취합해 연내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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