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가지고 「GM」연구 했다고?”

 

GM 안전관리 국제 기준보다 엄격 자평

현장 점검해 보니 생태계 교란 등 우려

실용화재단은 수동적 분석 업무만 수행

농기평, R&D 부정 집행, 환수율 저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4일 전북 전주혁신도시에 위치한 농촌진흥청 국제회의장에서 농촌진흥청,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 대한 2016 농해수위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농진청에서 연구하고 있는 GMO(유전자변형작물)연구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특히 GM 작물의 연구가 주곡인 쌀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과 GMO 관리 감독이 부실하다는 것에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 농촌진흥청

농진청이 우리나라 주곡인 쌀에 대해 GMO연구를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농진청은 현재 수행중인 GM작물 연구의 절반에 달하는 72건이 벼를 이용한 것”이라며 “우리 주곡인 쌀에 대해서 GMO연구개발이 집중되고 있는 점은 소비자, 농민들과 농업계를 긴장시킬만한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쌀을 제외한 곡물 자급률이 3.7%밖에 안 되는 나라에서 상업화한 곡물 종자를 만들려 하니 GM벼에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며 “결국 GM쌀 수입도 막을 수 없고 후손들은 GMO를 먹어야 한다. 정녕 우리 아이들이 유례없는 GMO실험국에서 태어나게 하려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농진청의 부실한 현장점검이 도마위에 올랐다.

박완주 의원(더민주당·천안시을)도 “농진청이 매년 LMO 환경위해성 평가기관 13곳을 점검하고 있지만, 기관별 지적사항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5년 동안의 평가결과 같은 내용의 우수사항과 미흡사항이 몇 년간 연달아 기재된 것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는 강력한 시정조치를 통해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주홍 의원(국민의당·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도 “지난 8월 농진청장이 GMO 안전관리 체계가 국제 기준보다 엄격하다고 자평했으나 현장을 점검한 결과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며 “GM 작물 연구에 대해 많은 국민들의 우려에도 불구 격리포장 재배지를 공개하지 않으며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시험재배 중인 GMO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철저한 안전관리체계 없이 이대로 실험이 계속된다면 GMO 오염으로 생태계가 교란되는 등 큰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개호 의원(더민주당, 담양·함평·영광·장성)도 “사료용 밀 등 미승인된 작물이 수입업자 등을 통해 계속 국내로 반입되고 있다”며 “농진청은 완벽을 기하고 있다고 하지만 떨어진 낱알이나 바람, 비 등을 통해 의도치 않게 보급될 수 있다”며 철저한 관리대책을 주문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이날 실용화재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주도적인 업무 추진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철민 의원(더불어민주·안산 상록을)은 실용화재단이 수동적인 분석업무만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용화재단이 시행하는 잔류농약, 중금속 등 유해성분에 대한 분석을 살펴보면 농진청이 위탁하거나 시험연구사업, 농산업체에서 의뢰하는 품목등록용 분석만 수행한다는 것이다. 행정처분 역시 권한이 없는 분석만 수행, 적발·조치결과는 농진청만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업무 추진은 부문 간 분석실적에서도 나타나, 2010년부터 지난 8월 말까지 농자재부문 실적 중 농약은 10.7%에 그쳤고 전체 농식품 분석 중 유해물질은 1.93%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농자재 분석 실적(6만1294건)은 토양 27.6%(1만6919건), 수질·식물체 26.9%(1만6507건), 비료 25.0%(1만5340건), 농약이 10.7%(6581건), 미생물 9.7%(5947건) 순이었다. 농식품 분석(18만8662건)은 같은 기간 동안 유전자 67.9%(12만6668건), 농축산식품 15.2%(2만8375건), 사료 15.0%(2만8016건), 유해물질 1.93%(3603건)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같은 기간 잔류농약 분석은 민원 위탁용 잔류농약분석 50.3%(1290건), 품목등록용 잔류농약분석 31.6%(811건), 시험 연구용 잔류농약분석 17.8%(457건), 사료 위탁용 잔류농약분석 0.4%(10건) 순으로 조사됐다.

김철민 의원은 “실용화재단은 향후 생산자인 농업인과 소비자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 잔류농약과 중금속 분석업무를 보다 확대하고 분석능력도 제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농기평이 관리하는 농림수산식품분야 R&D 2682건 중 652건(약 24%)의 과제가 부적 정하게 집행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천안시을)은 농기평이 제출한 ‘농기평 R&D 부적정집행건 및 환수금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 652건의 부적정 집행이 있던 과제 중 정산 시정은 630건, 부정 집행은 22건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부적정 집행 중 부정 집행, 즉 횡령에 대한 환수율은 3억500만원, 32.1% 수준에 그쳤다”며 “부정집행 22건 중 농기평에 의한 적발은 5건(23%)에 불과해 농림수산식품분야 R&D를 관리하는 기관으로서 관리능력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 의원은 개방화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R&D 연구 예산의 낭비 없는 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기평은 연구비 횡령에 대한 징계기준과 환수조치 강화, 강력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혜진 기자 Ree@chukkyung.co.kr

 

# 농협중앙회

감사라기보다 ‘다독거리기’

 

본인이 질문하고 답하고

증인 세워 놓고도 질타만

정작 중요한 문제 겉핥기

김재수 장관 문제로 티격

 

2016년 농협 국정감사는 국정감사라기보다는 조언이나 충고 등 의원들의 ‘다독거리기’로 끝났다. 업무보고가 끝난 직후 김영춘 농해수위원장은 업무보고 페이지를 구체적으로 지목하면서 “‘도량형’조차 통일하지 못했다”는 질타로 시작된 국감은 해양조선에 발목이 잡힌 농협의 부실 경영에 대한 강도 높은 질의를 예상했지만 ‘역시나’였다.

첫 질의에 나선 이완용 의원은 “농업인구가 갈수록 줄고 있는데 농협의 역할도 바뀌어 가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농협을 이끌 수장인 중앙회장 선거 방식을 직선제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데 중앙회장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중앙회장은 “직선제가 맞는 방식”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경제지주내 축산경제대표 선출 방식과 관련해서는 이율적인 사고방식을 드러냈다. 축산경제대표를 자율적으로 선출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하면서도 ‘농림축산식품부 안의 테두리 내에서…’ 라는 여운을 남겼다.

농협 국감은 농협 사상 초유의 경영 부실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해운사업 실패’에 맞춰졌지만 정용근 당시 신용경제대표를 증인으로 세우고도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하게 됐는지, 주도한 책임자가 누군지 분명하게 밝혀내지도 못했다.

의원들은 “정 전 대표의 재임시절 막대한 2005년 4억달러, 2006년 7억 달러, 2007년 15억 달러, 2008년에는 무려 21억 달러의 지급보증을 함으로써 농협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도의적으로 책임만을 운운하는 것은 한 때 농협의 한 부분을 이끌었던 수장으로서 할 말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특히 농민 출자금을 보호해야 할 농협이 1조4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고, 그 한 가운데 있었던 정 전대표가 부실의 당사자인 STX팬오션 사외이사직을 맡은 것은 상식에 비춰 수용될 수 없는 부도덕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나 의원들의 질문이 발언시간을 초과하기 일쑤여서 말하는 중간 마이크가 꺼짐으로써 매듭을 짓지 못했다. 질의 내용이 정확히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다 보니 답변도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일부 의원은 본인이 질문하고 본인이 설명하고, 개인적인 생각을 ‘농협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기도 했다.

또 시작부터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금리 혜택이 일반적이었느니, 우대금리 이상의 ‘황제 금리’였는지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와는 무관한 주제를 꺼내들면서 20여분 이상 분위기를 혼란스럽게 했다. 때문에 ‘정부의 이자보전 기간 연장 불가’ 입장 등 당면한 중요한 건들은 묻혔다는 평가다. 권민 기자 alex60@chukky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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